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해 9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 온 '호렵도 팔폭병풍(胡獵圖 八幅屛風)'을 오늘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비단 채색에 길이 3m92cm, 높이 1m54cm의 호렵도는 '오랑캐가 사냥하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중국 청나라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문화재청은 중국의 명청 교체 후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연이어 겪은 후, 조선에는 청을 배척하는 의식이 지배적이었지만, 18세기 후반 청의 문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청의 문화에 관심이 높아졌고 정조의 군사정책과 맞물려 호렵도가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호렵도는 비단 바탕의 8폭으로 이루어진 연결병풍으로, 산수의 표현과 화면 구성이 탁월하며 인물과 동물의 묘사가 생동감 있고 매우 정교하여 호렵도 중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림은 가을 분위기 속에 화려한 가마를 탄 황실 여인들과 호랑이, 사슴을 사냥하는 황제의 모습들이 역동적으로 묘사돼 있다.

문화재청은 웅장한 산수 표현과 정교한 인물표현 등에서 수준 높은 궁중화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조선 시대 호렵도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이번 환수가 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공개되는 호렵도는 그동안 민화를 중심으로 했던 호렵도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전시·교육 등 폭넓은 활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