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물 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와 월인석보 등 만 천여건, 2만 3천여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2곳에 기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오늘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이 회장 소장품 만 천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9천797건, 2만 천6여점의 문화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으며, 여기에는 보물 제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를 비롯해 보물 제935호 월인석보 권11과 12, 국보 제216호 정선필 인왕제색도 등 국보와 보물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이 포함돼있고,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등 도자류와 서화, 전적, 불교미술 등 한국 고고·미술사 문화재가 망라돼있다.

또 천2백26건, 천4백여점의 미술품은 국립 현대미술관에 기증됐으며, 김환기와 나혜석, 박수근 등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 점과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도 포함돼 있다.

황 장관은 고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6월부터 기증품 가운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가칭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을 시작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내년 10월에는 기증품 가운데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가칭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을 가질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도 때맞춰 8월쯤 서울관에서 가칭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 개최를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지에서 특별 전시와 상설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문체부는 "한국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기증해준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증은 국내 문화자산의 안정적인 보존과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 제고, 지역의 박물관·미술관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다양한 문화 관련 사업의 기획과 추진에 있어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