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거듭 비난하며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 마감 통화부터 불발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연락채널은 오늘 오전에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미 군 당국이 연합훈련 사전 연습에 돌입한 지 이틀째, 북한은 오늘도 담화를 발표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가를 적으로 간주해 진행하는 전쟁연습을 또다시 벌려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족 화합이 아닌 외세와의 동맹, 긴장 격화, 대결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를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그들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연이은 담화 발표는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이자, 내부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어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서해·동해 군 통신선 마감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데 이어, 오늘 오전 개시 통화도 받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우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오늘 담화와 관련해 "어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내용"면서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를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특별히 반응할 것이 없다"면서 "다만 한미연합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으로,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