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보수 vs 진보 대립 극대화 조짐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 진영이 연일 지지 또는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립이 극화되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진보성향 단체들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오늘(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교육의 획일화와 위험한 역사왜곡을 강요하는 국정교과서 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국선언에는 시민.사회단체 외에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와 이신호 한국YMCA 이사장, 김신일 전 교육부총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그리고 소설가 김훈, 조정래씨 등 6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학계의 교과서 집필거부 선언도 잇따라."서강대 교수 89명은 성명을 통해 "권력의 속성상 역사 서술과 해석을 전유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그런 시도는 많은 고통과 희생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국정화 철회를 주장했다.

서울대 국사학과 대학원생과 강사들도 성명을 내고 "역사학과 역사 교육을 학문 영역에서 이념 갈등의 장으로 끌어내리는 정부의 국정화 시도를 학문 후속세대로서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보수성향의 지식인들은 오늘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 국정교과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기존 국사교과서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런 과거를 가진 부패한 사회라는 어두운 착각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국사교과서는 올바른 국정화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퇴직 중·고교 교장들의 모임인 한국 중등교장 평생동지회도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역사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국정화 조치는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