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성들을 위장 입국시켜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이 씨는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오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 한다”면서도 “1심 재판부가 내린 판결의 양형에 대해 다시 한 번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직원에게 가사 도우미 고용을 부탁한 것은 맞지만, 이 씨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부득이하게 부탁했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지침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필리핀 가사 도우미들의 월급도 회삿돈이 아닌 자비로 지급했으며, 도우미 가운데 한 명이 보수 인상을 요구하자 급하게 귀국시켰다는 혐의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씨가 필리핀 가사 도우미들을 고용하고 난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해당 행위가 불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당시 일하던 도우미를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명희 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24일 오후 5시에 열리며, 재판부는 이 날 이 씨 측이 요청한 증인 신문을 진행한 후 심리를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