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최순실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해 자신은 결코 비선 실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오늘,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인권이 무시되는 구치소 환경 속에서 고통 받고 있고, 과연 여기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말, 최 씨가 기업들로 하여금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위한 출연금을 내도록 한 행위들이 강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1년 2개월 여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최 씨는 “20년 이상 유치원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와드린 것 뿐”이라며 “사익을 취한 적도 없고, 딸이 받은 말의 처분권 역시 삼성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씨 측 변호인단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줄곧 공모관계를 부인해왔고,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유죄를 선고했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또 “범죄 사실에 대한 사실 확인이 있기 전에 박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결정됐다”며 “해당 판결이 우리 사회와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해 실체적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특히 정유라씨가 2017년 이재용 삼성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에 대해 정 씨가 구속에 대한 불안감이 컸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증언한 것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에 관련된 증인을 제외한 나머지 증인을 신청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순실 씨에 대한 다음 파기환송심은 오는 12월 18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