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져 현직 판사들이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위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는 오늘 오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조의연,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라 불리는 전‧현직 법관들의 비리 사건이 불거지자, 검찰 수사를 저지하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수사 정보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비리 법관들의 정보를 상급 기관인 행정처에 전달한 것은 모두 사법행정차원에서 이뤄진 일로, 정당한 업무의 일환”이라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오늘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심 재판부가 막연한 의구심으로 검찰의 증거를 배척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신광렬 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내용을 살펴보면 검찰 수사기록을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으로,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영장전담 판사들 역시 신 부장판사에게 정보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소통하며 보고할 내용을 함께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이 사건 보고는 사법행정 담당자가 정당하게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신광렬 부장판사 측 변호인단은 “잘 아시다시피 법관들의 비위는 사법신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사법 담당자로서는 이를 보고하고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