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외 메시지를 내고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 열린 노동당 중앙위 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현 국제 정세에 대한 분석과 당의 대응 방향에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면서 오늘 이같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회의에서 최근 국제 정치 무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된 변화들과 우리 혁명의 대외적 환경에 대해 평가하고,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동향을 상세히 분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 안전을 담보하려면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가 대결을 강조하긴 했지만, 오히려 대화에 더 무게가 실린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늘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결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가장 일반적이고 원칙적 발언"이라고 밝혔다.

또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얼개가 나온 상황에서, 북한도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김 총비서가 직접 표현한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은 언제든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니, 미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신호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김 총비서가 앞으로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미국과 대화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만큼 북한이 북미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내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가운데 남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교수는 "성 김 대표 방한 기간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과 직접 접촉이 혹시 없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메지시가 직간접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