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인근에서 일제 강점기 의병들의 독립을 염원한 의지가 담긴 글씨가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천왕봉 바로 아래에서 일제에 대항한 의병의 염원을 새긴 바위글씨(石刻)를 발견했다고 오늘(13일) 밝혔다.

이 바위글씨는 권상순 의병장의 후손이 지난 2021년 9월에 발견해 지난해 11월 국립공원공단에 조사를 요청해 확인 됐다.

국립공원공단 조사 결과 자연석 바위에 392여 자가 새겨져 있는 글씨는 전국 국립공원에서 확인된 근대 이전의 바위글씨 중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글자 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바위 글씨는 구한말 문인 묵희(墨熙, 1875~1942)가 1924년 지리산 천왕봉 밑의 바위에 새긴 것으로 확인됐다.

바위글씨를 번역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의 최석기 부원장은 “천왕(天王)을 상징하는 지리산 천왕봉의 위엄을 빌어 오랑캐(일제)를 물리쳐 밝고 빛나는 세상이 오기를 갈망하면서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비분강개한 어조로 토로한 것이 석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지리산 정상에서 일제에 대항한 의병과 관련된 바위글씨가 발견된 것은 국립공원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여주며, 지리산 인문학과 지역학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