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민생법안부터 패스트트랙 예산안 처리까지꽉 막히며,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오늘이 법정 처리 시한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게 됐다.

예산안 심사는 그동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원회 구성을 두고 진통을 겪었는데, 이후 어렵사리 구성된 '여야 3당 간사 협의체' 역시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과거 이처럼 심사를 제때 끝내지 못했을 경우, 여야 원내대표들 간 합의를 통해 예결위 활동 시한을 연장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올해는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여파로 여야간 대화가 막히면서 지난달 30일 예결위 활동 종료와 함께 예산안 심사도 그대로 정지된 상태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예산 심사 소위 위원들은 오늘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네탓 공방 만을 벌였다.

먼저 한국당은 어제 여야 3당 간사 협의체가 열렸지만,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문제 삼으면서 예산안 심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는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예결특위의 심사 권한은 소멸된 것이라면서, 국회를 마비시킨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예산안 조정소위 위원은 의도적인 지연과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온 자유한국당이 마치 여당이 예산 심사를 거부하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공당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현재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비쟁점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고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하는 경우에만 민주당은 예산안과 법안을 자유한국당과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전부 철회한다면 민식이법을 비롯한 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 처리 시한을 정기국회 종료 직전인 이번달 9일로 못 박으며,만약 내일까지 자유한국당 측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야당과의 4+1 공조를 통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원내대표가 양당에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제안한 이후, 아직까지 4+1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으나,당초 오 원내대표는 4+1 협의체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안 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흔쾌히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단식을 끝낸 뒤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대표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법에 보장된 합법적 행위인 필리버스터를 방해하는 것이야말로 탈법적, 반민주적, 비민주적 처사임을 강조하며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비쟁점법안을 처리하자는 제안에 민주당이 묵묵 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정국 경색의 책임을 민주당에 물었다. 

한국당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면서,다시금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