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법률을 폐지하고 남북 간에 체결된 경협 관련 합의서도 일방적으로 폐기했다.

통일부는 폐지 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어제 회의를 열어 북남경제협력법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북남경제협력 관련 합의서 폐지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오늘 보도했다.

이는 작년 말 선언한 남북관계 전환 관련 후속 조처로 평가된다.

폐지된 북남경제협력법은 남북경협에 대한 기본법 성격을 띄고 있으며, 경협 절차와 적용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남측이나 외국 기업과 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는데, 2005년과 2010년에 각각 제정됐다.

북한은 이들 법률과 함께 남북간 체결된 경협 관련 합의서들도 일방적으로 폐기해 남측과 경제 교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남북이 체결한 합의서는 정상회담 합의문부터 실무접촉 공동보도문까지 모두 망라해 250여 건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제는 110여 건을 차지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일방적 폐지 선언만으로 합의서 효력이 폐지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대응 조처에 관해선 "현재 남북 경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취할 조처는 예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조처가 북한의 고립을 더욱 심화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두 국가관계'로 정의했다.

이어 지난달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공화국의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북한이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주도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비롯해, 남북 당국과 민간 교류협력을 전담한 민족경제협력국,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담당해온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하면서 관련 법안도 폐지하리라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