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 사실에 대한 공군 검찰의 부실 수사와,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공군 검찰이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피해자는 상관들의 압박을 받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이 이 모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진술을 확보한 건 지난 3월 5일이다.

이후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불러 조사를 마친 군사 경찰은 4월 7일,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공군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공군 검찰이 첫 피의자 조사를 실시한 날은 그로부터 55일 만인 지난달 31일 조사를 시작했다.

그 사이 피해자 이 중사는 부대 상관들에게 조직적인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

공군 검찰은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서야 장 중사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그마저도 즉시 집행하지 않았다.

국방부 검찰단은 공군 검찰의 늦장 수사와 2차 가해 정황을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내부 전산 보고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가해자 장 중사의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비행단에 투입된 국방부 성범죄수사대는 현장에서 2차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노 모 상사와 노 모 준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유족 측은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이 선임 이후 단 한 차례도 면담을 하지 않았다면서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단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