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파문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 필요할 경우 특별검사 수사도 받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 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 모든 사태는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며 저의 큰 책임을 가슴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 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충실히 임할 것이며 특별검사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 오래 인연이 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을 받고 왕래하게 됐다”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심지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돼야만 한다"며 ”더 큰 국정 혼란과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 속히 회복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와 종교 지도자, 여야 대표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담화를 마치고 박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다가가 “걱정을 많이 끼쳐 정말 미안한 마음”이라며 “이만 물러가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