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빚어진 위기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과 면담에 나섰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2일 2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둔 이번주가 정국 수습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청와대로 초청해 현 시국 상황과 민심 수습책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오후에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면담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지난 4일 대국민담화 말미에 사회 각계와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의 요구를 받들겠다고 한 뒤 종교계부터 만난 것이다.

국민들의 거센 분노를 가라앉히는데 각 종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사이비 종교 연루 의혹이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키운 것도 종교계와의 면담을 서두른 이유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불교계를 맨 먼저 초청하기로 하고 조계종단과 조율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양해를 구하고 뒤로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는 12일 2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둔 이번주에 이같은 민심 수습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 카드를 정국을 조기 수습할 열쇠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이 오늘 국회를 찾아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영수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야당이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나 자진사퇴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정국수습을 위한 영수회담 개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