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에 직면한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진을 공식 선언하면서 동시에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조기 하야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늘 오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불러 5분간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탄핵소추 절차를 밟아서 가결이 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 탄핵이 가결되면 그 결과를 받아들여서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 당론을 듣고 나라를 위해 정국을 안정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란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박 대통령의 언급은 일단 정치권 원로와 친박계 지도부가 건의한 내년 4월 퇴진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또 오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조기 하야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헌재의 기각 결정을 위해 법리적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탄핵안 가결 후에도 수습되지 않을 '촛불 정국' 대신 이른바 '질서있는 퇴진'을 선택해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해 이정현 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의 생각은 탄핵하는 것보다 사임 쪽으로 받아주기를 원하는 바람과 심정을 전달한 것 같았다고 의원들에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오늘쯤 4차 대국민담화를 하는 방안도 고심했지만 이처럼 여당 지도부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전했는데,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과는 상반된 선택이란 점에서 정치권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