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제2차 이산가족 상봉 애절한 사연의 방북길

남북 2차 이산가족 상봉에 참석한 가족들은 저마다의 애절한 사연을 품고 방북길에 올랐다.

상봉자 가운데 유일하게 부모를 만나는 조정기 씨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헤어졌던 아버지를 만났다.

조 씨는 아버지를 처음 만나는 심정에 대해 묻자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속상하다”고 답했다.

68년 동안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어머니가 이산가족 상봉 연락을 받기 불과 50일 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최고령 상봉자인 100살 강정옥 할머니는 돈을 벌기위해 서울로 올라갔다가 6·25전쟁이 터지면서 연락이 끊긴 여동생을 만났다.

동생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한동안 대답을 못하던 강 할머니는 “반가운 말, 기쁜 말만 해야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인민군으로 강제 징집돼 전쟁 통에 죽은 줄만 알았던 형과 만났다.

같이 입대한 형의 친구의 말만 믿고 미군 폭격에 전사한 줄 알았던 형이 ‘목원희’에서 ‘김인영’으로 이름을 바꾼 채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것이다.

형이 끌려간 뒤 이듬해 국군에 입대한 목 할아버지는 “형하고 총부리를 마주잡았을지도 모르겠다”며 “이제는 살아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