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 가장 밀접한 홍콩의 1분기 성장률이 이번 사태로 애초 전망치보다 1.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과 베트남의 1분기 성장률 하락 영향이 0.4%포인트로 그 다음이며 일본, 독일은 각각 0.2% 포인트, 미국은 0.1%포인트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엎친 데 덮친 격의 충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진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신종코로나 확산에 미중 양국이 서명 행사까지 마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양국이 서명한 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서 농산물, 에너지 등 2천억달러어치의 상품을 2년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수요 감소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1단계 합의 내용이 공개됐을 때도 중국이 갑자기 수입 규모를 대폭 늘리는 것이 가능하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회의론이 더 커졌다는 진단이다.

중국은 모든 자원을 신종 코로나 차단에 투입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도 "중국이 올해 구매하기로 한 목표에 제약이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당분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무역전쟁이 고조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무역전쟁 격화는 대선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 사태로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최근 열흘 새 3천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시총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재 이들 주요국 증시 시총은 86조6천50억 달러(약 10경 3천216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증시가 신종코로나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직전인 지난달 20일(89조1천560억 달러)보다 2조5천510억 달러(2.86%) 감소한 것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세계 증시에서 열흘 사이에 시총 3천26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코로나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4배 심각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이 사스 사태 당시 400억 달러(약 48조원)의 3∼4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즉,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최대 1천600억 달러(약 19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세계 경제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가 유행하던 2003년의 4배인 17%에 다다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중국은 자동차와 반도체의 세계 최대 시장이며 여행, 의류, 직물의 최대 소비국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