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즉각 대미·대남 비난 담화를 연달아 발표한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오늘 저녁 영국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새로운 대북정책의 큰 틀이 공개됐다.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되, 트럼프 정부의 '일괄타결'과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방식은 모두 따르지 않겠다는게 핵심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대화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실망한 듯 즉각 대미·대남 비난 담화 3개를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연설에서 북핵 위협을 '외교와 억지'로 대처하겠다고 한 것은 "대단히 큰 실수"라고 경고했고,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선 "최고 존엄을 모독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남측을 향해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나서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며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로선 임기 1년을 남기고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 4일부터 이틀간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정의용 장관은 오늘 저녁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먼저 회담을 갖고 다음 달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의제와 최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은 북한의 담화 내용에 대한 분석을 공유한 뒤, 미국의 새 대북정책을 토대로 한 앞으로의 북미 협상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