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는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중국이 김정남을 신변보호하고 있었으며 북한 측이 5년 전부터 김정남을 암살하려고 계속 시도해왔다고 밝혔다.

이병호 원장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김정남을 암살한 이유에 대해 김정은의 편집광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된 데 대해서는 마카오에 있던 가족들한테 가려던 것이라면서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도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정남이 한국으로 망명을 시도한 적은 없으며,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남을 옹립하려는 움직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일제히 충격 속에 대책 논의에 분주한 상황이다.

정부와 자유한국당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사건 등으로 고조된 외교안보 위기와 관련해 "안보 책임주의를 강조하며 엄중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회의에서 "대선 일정 등 국내정치와는 무관하게 안보환경 급변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이복형제를 살해한 김정은의 독침이 미사일이 돼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른다"며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대비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당도 안보태세 확립을 강조하면서도 사건의 진상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며 정보당국은 신속히 사건의 전모를 밝혀 국민에게 낱낱이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어떠한 추측이나 확대 해석보다 지금은 차분하게 말레이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통보해오는 결과를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