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도청 파문 "유럽연합 본부 외 한국대사관등 38개국 도청 의혹

美 전 CIA 요원의 폭로로 시작된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도청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유럽연합 본부와 주미 한국대사관 등 38개국 대사관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스파이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는 NSA가 미국의 최우방으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 등 38개국 주미 대사관을 도청하고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달 30일 인터넷판을 통해 전직 중앙정보국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문건을 토대로 보도했다.

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뿐만 아니라 워싱턴의 유럽연합 사무실에도 도청장치를 설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이 활동의 목적과 방법도 드러났다.

2007년에 작성된 문건에는 유럽연합 대사관을 염탐해 대상국들의 내부 정보와 정책상의 이견 등 회원국 간의 불화를 포착하려 한다는 목적이 명기됐다.

이런 과정에서 각 대사관이 본국 외무부로 문서를 전송할 때 쓰는 팩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거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내의 모든 자료를 복사해오는 시스템 등이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주미 한국대사관은 사실관계가 최종 확인되지 않았고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U는 이번 보도를 접한 뒤 즉각 미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 당국은 EU의 요구에 대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행하는 것과 같은 정보 수집을 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유럽연합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FTA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파문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