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재자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지 언론은 현재 대선 후보인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경쟁자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보다 천여 만표 앞서 사실상 당선됐다고 전했다.

마르코스 후보는 독재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로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과거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하는 동안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대파 수천명을 체포해 고문하고 살해하면서 독재자로서 악명을 떨쳤다.

이에 시민들이 1986년 '피플 파워'를 일으켜 항거하자 하야한 뒤 하와이로 망명해 3년뒤 사망했다.

이후 아들 마르코스는 1990년대에 필리핀으로 돌아와 가문의 정치적 고향인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선출됐다.

또 지난 2016년에는 부통령 선거에 나왔다가 이번 대선에서 맞붙은 로브레도 현 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적이 있다.

마르코스의 대통령 당선으로 독재자 가문이 시민들에 의해 쫓겨난 뒤 36년만에 다시 정권을 잡게 된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군사전략적 요충지인 필리핀의 차기 지도자가 양국 사이에서 어떤 외교 행보를 취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