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지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두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제3형사부는 오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남재준 전 원장에게는 징역2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특정 목적에만 사용되도록 조성된 특별사업비를 대통령 등에 함부로 교부해 횡령‧국고 손실의 죄가 인정 된다”며 “이는 국민들의 의사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재정의 민주적 운영과 법치주의에도 위반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은 국가정보기관과 정치권력의 유착에도 해당되며 재정적 지원을 통한 두 기관의 유착은 국가정보기관의 정치화를 필연적으로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심이 세 명의 전직 국정원장을 회계 관계자로 인식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가중처벌을 적용해 중한 처벌을 내렸는데, 이것은 법리 오인으로 인한 판결이라며 감경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2심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