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당시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 축소했다고 지적했으나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한 최재경 변호사는 증거 인멸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008년,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민간인 신분의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리자 김 씨에 대한 전방위 사찰에 착수했다.

지원관실 측이 김 씨에 대한 경찰 수사에도 압력을 가하면서, 김 씨는 결국 회사 지분을 처리하고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검찰은 이같은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청와대 개입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해 ‘부실수사’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나선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오늘, 당시 검찰이 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사실을 묵인하고 수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해 결과적으로 당시 정치 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진행된 1차 수사 당시 압수수색 시기가 지연되면서 지원관실 측이 증거 인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또 장진수 당시 국무총리실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2차 수사에서도 핵심 증거들을 은닉하고 있는 주요 인물의 체포시기를 늦춰 혐의 입증 자료 확보를 어렵게 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불법 사찰 관련 문건이 담겨있었던 USB가 대검 중수부에 넘어간 뒤 현재까지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USB가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감찰이나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최재경 변호사는, 중앙지검으로부터 USB를 받아 과학수사기획관실에 넘겼고, 조사를 마친 기획관실이 절차에 따라 수사팀에 자료를 넘겼다며 개입 사실을 전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