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유한국당 제공

개천절인 오늘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시민단체 등 범보수 단체들이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 오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 지하철 광화문역 9번 출구에서 한국당 규탄대회 앞 무대까지 300m를 걸어가는 데에만 50여분이 걸렸고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도 잘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늘 집회가 지난 주말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의 맞불 성격으로 열린 만큼 한국당은 참가 인원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사회를 맡은 전희경 의원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과 시청, 남대문 시장까지 가득 메웠다”며 청중들을 독려했고, 한국당은 규탄대회에 참가한 당원과 국민이 300만 명 이상이라고 공지했다. 

연단에 오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며 "우리의 분노를 문재인 정권에 똑똑히 알려 헌정 농단을 막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 역시 지난 주 서초동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그들이 200만이면 우린 오늘 2000만이 왔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도 나 원내대표 다음으로 무대에 올라 “조국은 청문회까지 까도 까도 양파였는데, 그 이후에도 매일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며 ”양파가 장관 자격이 있나,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은 지금 당장 교도소에 가야 할 사람 아닌가"라며 '조국 구속하라'는 구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범보수 진영의 세를 과시하듯, 다른 집회 단체들도 황 대표가 연설하는 동안에는 자신들의 전광판으로 황 대표의 연설을 중계하기도 했다. 

오늘 집회에는 또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의 당원이나 보수 시민단체 회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거 모였고, 젊은 층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경북 포항에서 올라 왔다는 한 시민은 “오늘 모인 사람들은 한국당 당원들도 있지만, 아닌 사람들도 많다"며 ”집회에 나온 사람들 전부를 특정 단체 소속으로 단정짓지 말라“고 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도 “지난 주말 서초동 촛불집회를 보고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론이 오늘 집회 인원을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일부 집회 참가자들도 한국당을 향해 ‘이번 일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들지 말라’고 강하게 항의하는 등 집회 참가 이유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박맹우 의원은 “태풍 때문에 많이 걱정했는데 하늘도 도왔다”며 “성난 민심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집회였고,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까지 반영해 보수를 하나로 묶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에는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어, 보수와 진보로 나뉜 세 대결은 갈수록 더 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