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유가족이 세계 최고 수준인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게 됐다.

또 의료 공헌을 위해 1조 원을 내놓고,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렸던 개인 소장 미술품도 국립박물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상속세 시한을 이틀 앞두고, 삼성 이건희 회장 유가족이 오늘 법이 정한 대로 상속세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유산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등 20조 원 규모의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이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이 회장의 유산 절반 이상인 12조 원의 상속세를 납부하겠다고 발표했다.

12조 원대의 상속세는 세계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우리 정부 상속세 세입의 세 배에서 네 배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연부연납 제도’를 택한 유족들은 앞으로 5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나눠 낸다는 계획이다.

유족들은 또 역대급 사회공헌 계획도 공개했다.

이 회장의 사재 1조 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 진료에 쓰기로 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2만3천 점에 달하는 미술품도 국립 박물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국가 지정 국보와 보물을 비롯해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 작품도 기증 목록에 포함됐다.

또 모네와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미술 작품도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이 회장이 남긴 주식을 유족 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