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했다고 강조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수학·영어 전 과목이 ‘역대급’ 수준으로 어려웠던 ‘불수능’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목별 만점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 전 영역 만점자는 단 1명 뿐이었다.

교육부와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오늘(7일)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응시자는 44만4천 800여명으로 작년(44만7669명)보다 약간 줄었다. 

재수생 등 졸업생과 검정고시 응시자의 비율은 35.4%로 작년(31.1%)보다 늘었다.

국어, 수학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았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평균을 고려해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낸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점수가 높아진다.

올해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작년 수능(134점)보다 16점이나 상승했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등급 컷 역시 133점으로 작년(126점)보다 7점이나 높았다.

만점자 수는 64명, 작년 371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 작년(145점)보다 3점 상승했다.

만점자 수 역시 612명, 작년 934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도 어려웠지만, 국어는 훨씬 더 어려웠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71%(2만843명)에 불과했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낮았다.

결국 국어·수학·영여영역 모두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는 얘기이다.

탐구영역 등 나머지 과목들의 난이도 역시 작년 수준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내일(8일) 교부 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까다로운 문항 출제는 있었지만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은 없었다”며 변별력을 충분히 갖춘 수능이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수험생들과 교육시민단체, 입시업계는 ‘불수능’이란 평가를 내놓고있다.

‘킬러문항’ 배제가 최우선 목표였던 교육당국이 킬러문항을 배제하니 난이도가 하락해 ‘물수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불수능’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래저래 수험생들은 ‘불수능’을 대비해 다시 사교육업체를 찾아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