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9년 부마 민주항쟁 당시 불법 구금됐다가 풀려난 뒤, 삼청교육대 등에 잇따라 끌려간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국가기관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성이 심각하게 침해당한 사례라고 판단했다.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던 A 씨는 지난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찰에 의해 불법 체포됐다가 풀려난 뒤 이듬해 다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가혹행위를 당한 지 3년 만인 1983년, A 씨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또 다시 수용돼 3년간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청년 시절 국가로부터 당한 연이은 피해에 A 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은 A 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913단독 재판부는 국가가 A 씨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모두 인정하며 위자료 3억 원을 지급하라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당시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던 A 씨와 그 가족이 겪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 기관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을 해하는 불법 행위가 저질러졌는데도, 국가는 장기간 동안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부마항쟁 기간 중 이뤄진 불법 체포에 대해서는 당시 발령되고 적용된 긴급조치 9호 등이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 행위에 해당된다며 불법성을 인정했다. 

삼청교육대와 형제복지원 강제 수용에 대해서도 "A 씨가 가혹행위를 당하며 자유를 박탈당하고,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심하게 침해받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지난해 12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이후, 비슷한 판결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