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임직원 등이 '노조 와해' 사건에 가담한 책임을 지고 전국 금속노조에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는 오늘, 금속노조가 삼성전자와 전, 현직 임직원 등을 상대로 낸 2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강경훈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계열사와 전, 현직 임직원이 공동으로 1억 3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에 대한 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노사업무를 총괄하던 강경훈 전 부사장 등을 중심으로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과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재판에 넘겨진 강 전 부사장 등의 임직원들은 2019년 12월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고, 금속노조를 이를 근거로 이듬해 4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초 이번 재판에는 대한민국 정부를 포함해 피고인이 100명에 달했지만, 재판 진행 과정에서 국가 등에 대한 소를 취하해 피고가 41명으로 줄었다. 

금속노조는 판결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형사에 이어 민사 재판에서도 삼성그룹 차원의 노조파괴에 대한 범죄 사실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법원이 금속노조가 청구한 금액 전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부 줄여 관대한 처벌을 내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