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사건 발생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이를 보고받지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내일모레 창당을 앞두고 있다며 불구속 재판도 요청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후원 조직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동안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구속된 지 두 달 반 만인 오늘 첫 재판에 출석했다. 

송 전 대표는 쑥색 수의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고 재판 내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먼저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 지난 2021년 경선 당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뇌물 성격의 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후보자는 자금 집행 과정에 대해 알 필요도 없고, 관계자들이 알려주지도 않는다"며 법률적으로 혐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앞서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박용수 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이 만들어지고, 당내에 뿌려졌다고 보는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셈이다. 

송 전 대표의 후원 조직으로 알려진 '평화와 먹고사는 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회계 처리를 거친 후원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먹사연 구성원들이 당 대표 선거에 일부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건 사실이지만 먹사연은 정책을 개발하는 싱크탱크일 뿐 자신의 후원 조직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또 총선을 앞두고 "내일 모레 정당을 창당한다"며 "정치활동과 정당한 방어를 할 수 있도록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송 전 대표는 구치소에서 매일 밤 108배를 하면서 이 안타까움을 호소할 시간을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오늘 재판정에는 송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방청석을 꽉 메운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일부는 박수를 치거나 송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