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 조사결과, 문항거래는 수능이나 모의고사 출제경력 등이 있는 교원을 중간매개로 삼아 피라미드식 조직이 가동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를 점검했다.

먼저, 감사 결과 혐의가 확인된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에 대해 지난달부터 3차례에 걸쳐 수사를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배임 수·증재 등이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3학년도 수능시험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해당 논란은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불거졌다.

감사원 조사결과, 해당 문제는  지난해(2023년) 1월 출간될 예정인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한 고등학교 교사가 2022년 3월 지문['Too Much Information'(TMI)]으로 출제한 문항에 수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대학교수 A씨는 2022년 8월 해당 EBS 교재 감수에 참여하며 해당지문(TMI)을 알게 됐고,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해당지문(TMI)을 무단으로,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점도 확인됐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 확정 전(前)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해, 해당 지문(TMI) 문항이 수능에 중복 출제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 들어왔는데도, 평가원 담당자들이 공모해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논란을 축소하려 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능 출제 또는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에 참여한 다수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문항을 거래한 것도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 결과, 문항 거래는 수능이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 경력, 그리고 EBS 수능 연계 집필 경력이 있는 교원을 중간 매개로 삼아 '피라미드식' 조직 형태로 전개된 것으로 나타났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