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이 인수합병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받은 2천500억 원의 계약금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이겼다. 

서울고법 민사16부는 아시아나항공과금호건설이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증권에 낸 담보 소멸 통지·손해배상 2심 소송에서 아시아나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 등이 인수 계약에서 정한 조항을 준수하는 등 거래를 마칠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다"며 "그런데도 현대산업개발 등이 재실사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거래를 마치지 않은 건 이행 거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이 건넨 2천5백억 원의 계약금은 위약금의 성격으로 아시아나 측에 귀속되는 게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약벌 2천5백억 원이 고액이긴 하지만 거래가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입을 유무형의 손해 등을 고려하면 과도하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은 현대산업개발과 인수합병을 위해 2조 5천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 2천5백억 원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재협의를 요구해 양측의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계약은 2020년 9월 최종 무산됐다. 

앞서 1심 재판부도 재작년 11월, 항공기 관련 부채 등이 당시 회계 기준에 부합해 작성되는 등 거래 선행 조건이 충족됐는데도 현대산업개발이 거래 종결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아시아나 항공이 2천5백 억 원의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고, 이와 별개로 현대산업개발 등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 측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