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뿌려진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현직 의원들의 첫 재판이 오늘 오전 열렸다. 

의혹의 최대 정점으로 꼽힌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자금 조달에 연루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캠프 관계자들에 이어 수수 의심 의원들이 재판을 받은 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오늘 오전 10시 10분,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성만,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의 첫 재판을 열었다. 

재판에는 돈봉투 배포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겨져 이미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관석 의원도 이들 의원들에게 각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전달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출석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대의원 포섭'을 요청받으며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 대표 경선 당시 대의원 투표 가치는 높았지만, 송 전 대표에 대한 대의원 지지는 하락세였기 때문에 이를 견인할 방안으로 윤관석 의원 등이 금품 지급을 선택했다고 봤다. 

특히 이성만 의원은 당시 송 전 대표의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전 감사협회장의 부외선거자금 요청에 1천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하지만 의원들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성만, 허종식, 임종성 의원 측 모두 3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앞서 법원에 들어서며 허종식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냐', '의원직 상실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정했다. 

이성만 의원은 법정을 들어서면서는 즉답을 피했지만, 재판정 안에서는 돈봉투를 받지 않았다면서 부외선거자금 전달에 대해서도 단순 전달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 측의 경우 검찰이 돈을 제공했다고 적시한 날짜와 장소에서 돈을 준 게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윤 의원의 대답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하자 재판장은 '해당 날짜와 장소에서 돈을 준 게 아니라면 다른 날짜, 장소에서 줬다는 취지냐' 물었지만,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수사 중에 있기 때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돈붕투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의원들을 최대 20명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