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등 날씨 충격이 단기적으로 신선식품가격 등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며, 특히 강수량, 여름청 강수량 충격이 물가에 영향을 더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승희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오늘(9일) 현안 분석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에 과일 물가의 영향력이 커진 데 따라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는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여년간 날씨 충격을 기온과 강수량의 과거 추세 대비 격차로 정의하고, 동월 평균과 표준편차를 표준화해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기온이 과거 추세 대비 10℃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4%p 올랐고, 전체 기간 가운데 전월을 통틀어 월평균 기온의 표준편차는 9.2℃였고, 이 추세에서 벗어난 경우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강수량이 과거 추세 대비 100㎜ 늘거나 줄어들 경우에 물가 상승률은 0.07%p 높아져 기온보다 영향력이 컸고, 이같은 날씨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충격은 신선식품물가 상승에 작용했고, 근원물가 반응은 미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계절별로 과거 추세 대비 강수량의 증감 여부에 따른 분석에서 여름철 강수량이 과거 추세보다 많거나 적을 때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쳤지만, 여름철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거나 낮았을 경우, 전체 물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또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변동이 물가의 기조적 흐름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신선식품 등 식료품 및 에너지 물가의 충격으로 나타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간의 차이는 소비자물가가 근원물가에 점차 회귀함으로써 2년 뒤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따라가는 경향은 미약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위원은 "지구 온난화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집중호우, 가뭄 등 기상 여건이 빈번하게 변화하면서 변화강도도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물가 불안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한 뒤 "그러나 일시적인 신선식품 가격 변동에 통화정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