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뇌물 수수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심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류 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 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심문 기일을 취소한 것 까진 이해가 되지만, 다시 소환할 것인지 서류 심사만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피의자가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 법원은 바로 서류 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례적인 모습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 측이 서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메세지를 법원 측에 전달했기 때문에 혼선이 좀 있었던 걸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모든 국민들이 알겠지만, 검찰의 영장 청구가 정치적인 공격의 취지로 주장하면서 법원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어제 오후 3시 30분을 넘긴 시각에 갑자기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원도 혼란을 빚으며,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는 의미인지, 이 전 대통령 없이 변호인들만 와서 다투겠다는 얘긴지, 영장심사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또 출석하겠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혼란이 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로부터 반납한 구인영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영장심사가 끝날 때까지, 이 전 대통령을 검찰청사에 대기시킬 수 있도록 검찰에 구인영장을 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