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KTX 재판을 놓고 박근혜 정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KTX 해고 승무원들이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대법원 로비에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대법원 대법정에 시위자가 무단으로 진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KTX 열차승무원지부 소속 해고 승무원들은 오늘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박근혜 정부와 재판을 거래한 것은 사법정의를 쓰레기통에 내 던진 것"이라면서 양 전 원장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환수 대법원장 비서실장은 내일 오후 2시 KTX 해고 승무원 대표들을 만나 이번 의혹에 대한 대법원 차원의 공식 해명과 향후 수습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 유리하게 재판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담긴 문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KTX 승무원 사건이 포함돼 있었다. 

KTX승무원들은 2006년 3월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코레일은 같은해 5월 자회사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정리해고 했다.

관련 소송에서 1심과 2심은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