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근로자와 운전기사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을 한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11시간가량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이사장은 오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업무방해와 폭행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주로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 '가위랑 화분을 던졌느냐', '가족이 다 조사받게 됐는데 심정이 어떠냐', '왜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이사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대기하던 차량에 올라탔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28일 1차 출석 때 15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경찰은 이 이사장의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피해자·참고인 진술 사이에 어긋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1차 조사 때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조사 때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손찌검하고, 설계 도면을 집어 던진 혐의 등 언론에 공개된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다른 혐의는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 이사장에게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11명을 확보했다.

이 중 1명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피해 사례 수집을 위해 조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 외에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특수폭행·상습폭행,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이 이사장에게 적용할 혐의를 확정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