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알선 대가로 주고받은 금품을 중간에서 가로챘다 해도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문성호 판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A씨와 C씨가 아는 사람을 통해 자신의 딸을 서울시 산하기관에 취업시켜주겠다며 3천만원을 요구하자 지난 2011년 11월과 2012년 2월 A씨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이들은 만약 취업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사실 관계확인서를 작성했으며,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이 공수표가 되면서 돈을 B씨에게 돌려줘야 할 상황이 됐다.

재판부는 "취업청탁이 무산됐고, 돈을 돌려주기로 한 경우에도 이 돈이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지는 않아 임의로 소비했다고 해도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