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적폐 청산을 '광풍'에 빗대며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서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의 광풍이 사법부에까지 불어왔다"며 "자칫 형성된 예단이 객관적인 관찰을 방해하는 게 사법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건은 실시간으로 중계방송되고 있다고 표현될 정도로 쉬지 않고 수사 상황이 보도됐고, 그 과정에서 모든 정보가 왜곡됐다"며 "일반 사회에서는 마치 판사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범행·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젖어 들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1심 재판부가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일부 혐의에 양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인정한 데 대해선, 공모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