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와 형사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이 재판 기록 송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관련 기록을 헌재로 보내지 않으면서, 변론기일조차 지정하지 못한 채 재판은 지연되고 있다.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형사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3부가 헌법재판소가 신청한 임 전 판사의 재판기록 등사 청구를 허가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11일, 서울고법에 임 전 판사의 1심 재판기록 등을 송부해달라고 촉탁했다.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해 탄핵을 청구한 국회 대리인단이 관련 기록을 보내달라고 신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의 이러한 요청에 서울고법은 한 달이 넘도록 기록 등사를 허가할 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고법은 헌재의 촉탁이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재판 실무와 과거 사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법 32조에 따르면, 헌재가 국가기관에 심판에 필요한 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선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

하지만 헌재는 재판 기록이 아닌 사본 요구는 가능하다며, 법원에 기록 송부 요청 시 관련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 기록 송부가 지연되며, 증거 채택과 증인신청 등 후속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고법이 재판 기록 송부를 허가하더라도 기록 익명화 작업 등으로 인해 임 전 판사 탄핵심판의 변론은 당장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