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씨가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는 살인과 절도, 특수주거침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경범죄처벌법상 스토킹 혐의를 받고 있는 '세 모녀 살해' 용의자 김태현씨를 오늘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A모 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달 25일 밤 A 씨의 집으로 찾아가 피해자와 여동생,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 씨가 게임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등 친절을 베풀자 호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갑자기 화를 내는 등 돌발행동이 이어지자, A 씨는 김 씨를 피하기 시작했고, 이에 김 씨는 피해자의 주소로 직접 찾아갔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같이 게임을 하자는 김 씨의 요구에 피해자는 '택배를 받아야 해서 접속할 수 없다'며 인증 사진을 보냈고, 이를 통해 김 씨는 피해자 주소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A 씨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며 김 씨에게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지만, 김 씨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와 공중전화 등을 이용해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

검찰은 특히 "김 씨가 지난 2월, 피해자에게 욕설과 함께 '후회할 짓은 하지 말랬는데 안타깝다. 잘 살아봐'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최근 추가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런 상황에서도 피해자가 김 씨의 연락을 피하고, 전화번호를 바꾸자, 김 씨는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 3월 김 씨는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갈아입을 옷과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피해 유족에게 장례비 1200만원과 유족구조금 6200만원을 지금했으며, 앞으로도 심리치료와 상속 관련 법률지원을 진행하는 등,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