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이를 다시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명시된 사건사무규칙을 공포했다.

대검찰청은 법적 근거가 없고, 적법절차 원칙도 위배한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석 달여 만에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했다.

검찰과 수차례 갈등을 일으키며 논란이 됐던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도 포함됐다.

규칙 제 25조 사건 이첩 조항에 따르면, 공수처는 다른 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 수사와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다시 넘겨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사정에 따라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더라도 기소 여부는 직접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첩을 요구받은 수사기관이 이를 따라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나 벌칙 조항은 명문화 하지 않았다.

이에 대검찰청은 오늘 입장문에서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우리 형사 사법 체계와도 상충될 소지가 크다"고 날을 세웠다.

검찰 내부에서도 "공수처법에 검·경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규칙 제정 과정에서 법의 적용과 해석 관련해 검·경 실무 협의를 거쳤고, 자문위원회의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경 실무 협의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공수처가 규칙 제정을 강행하면서 조건부 이첩 조항과 관련된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