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박사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보다 3년 감경된 징역 42년을 선고했다.

시민단체들은 형량 감경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이 제대로 세워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는 오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씨에게 징역 42년을 선고했다.

조 씨는 1심에서 11월 음란물 제작‧유포 등 혐의로 징역 40년을, 이후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징역 5년을 추가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에서는 3년의 형이 감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같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의 대화방인 '박사방'이 범죄집단에 해당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조 씨가 전무후무한 성착취 범죄집단을 조직해 역할을 분담시켜 수많은 가해자를 양산하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진지하게 죄를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다”며 “피해 정도와 사회적 해악, 피고인의 태도를 볼 때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씨가 초범이고 아버지의 노력으로 항소심에서도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사방 일당으로 조 씨와 함께 기소된 전직 공익근무요원 강 모 씨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았고,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 모씨는 징역 15년에서 13년으로 형량이 줄어들었다.

조 씨는 아버지를 통해 전달한 자필 사과문에서 “박사라는 가면 뒤에 숨어 비열했던 제 과거가 너무나 부끄럽다”며 “매일을 재판받는 심정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형량 감경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판결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이 제대로 세워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