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사건에 연루돼 헌정 사상 판사로는 처음으로 탄핵 소추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재판이 오늘 열렸다.

국회 측 대리인단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은 탄핵심판이 적법한 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헌법재판소는 오늘 오후,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첫 변론기일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한 임 전 부장판사는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거나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수석부장판사 재직 당시, 소속 법관들이 여론에 비난받을 여지가 없는지 노심초사했고, 이를 사전 예방하거나 사후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선배 법관의 일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탄핵의 근거로 꼽힌 사건들에 대해선 "소추사실에 기재된 사건들은 이런 배경에서 일어난 것일 뿐,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다든지 재판 독립을 침해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이 오해가 풀려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 전 부장판사가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에게, 재판의 내용과 절차 등 구체적인 재판에 대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상 독립을 지켜야 할 고위법관이 헌법의 사법권 독립원칙을 뒤흔들고, 사법의 권위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임기만료로 퇴임한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이 적법한 지를 놓고도, 양측 대리인들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는 "임 전 부장판사는 임기만료로 퇴임해 법적 지위가 변했다"며 "현재로서는 탄핵 심판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 측 대리인 송두환 변호사는 "임 전 부장판사가 퇴직한 것이지 파면된 것은 아니"라며 "사건이 계속되면 그 시점으로 소송 요건이 갖춰졌다고 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