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지 두 달 가까이 되어 가지만, 뚜렸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대선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공수처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관련된 고발 사건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정식으로 입건한 사건은 옵티머스 펀드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위증교사 수사방해 의혹, 두 가지이다.

공수처는 지난 6월 4일, 두 사건에 각각 공제7호와 공제8호라는 사건번호를 붙이고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법무부가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위증 의혹 관련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전 총장 수사에 속도가 붙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범계 장관이 이례적으로 직접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수사에 정당성이 붙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 지금 시점까지,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는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고발 사건 수사의 첫 단계인 고발인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고, 법무부와 대검으로부터 윤 전 총장 징계와 감찰 자료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만큼, 앞으로 공수처가 조사에 적극 나서긴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건 처리 시점이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선거 개입' 논란이 일 수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여야 양측의 반발에 휘말리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휴가를 다녀온 김진욱 공수처장이 이번 주 업무에 복귀한 뒤, 제1야당 대선후보가 가려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약 3개월 동안 윤 전 총장 사건 수사를 어떻게 전개해나갈지, 공수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