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고등법원으로 판결이 파기환송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늘 열렸다.

검찰과 김학의 전 차관 측은 실제 증인에 대한 회유가 있었는지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오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파기환송심 공판을 열었다.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이 다시 재판하라고 환송한 건데, 대법원 선고 3개월 만이다.

앞서 대법원은 "증인이 항소심에서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바꾼 게 검사의 압박과 회유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뇌물의 핵심 증거인 사업가 최 모 씨 증언이 신빙성이 있는 지 다시 따져보라는 것이다.

김 전 차관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최씨의 증언이 오염됐다는 것"이라며 "증인에 대한 회유와 압박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최 씨의 진술을 믿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 씨는 검찰의 증인신문과 사전면담까지만 해도 김 전 차관에게 4천3백만 원어치 금품을 건넨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꿨다.

이에 검찰은 "증언이 오염됐는지 살펴보라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취지였다"며 "이번 사건에서 그런 일은 전혀 없었고, 최 씨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회유와 압박이 없었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최 씨를 증인으로 소환해 모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객관적인 자료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최 씨를 면담할 당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뒤, 다음 달 7일 두 번째 재판을 열어 최 씨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후 보석으로 석방된 김 전 차관은 오늘 재판에 참석했지만, 어떠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법정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