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이미 두 건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던 사기범이 옆방 수용자에게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인 사건에 대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연속으로 집행된 징역형을 하나로 간주한 원심과 달리, 대법원은 두 징역형을 나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는 오늘,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9년 4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 씨는 옆방 수용자 B 씨가 사기사건 합의금 마련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재력가 행세를 하며 B 씨에게 접근했고, 자신 소유의 아파트 체납금을 내주면 소유권을 이전해주겠다고 제안해 모두 2천2백60만 원을 받았다.

A 씨는 애초에 명의 이전을 해줄 아파트를 소유한 적이 없었고, B 씨에게 받은 돈은 자신의 합의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앞서 A 씨는 2016년 6월, 사기죄로 징역 1년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규정에 따라 3년형부터 복역해 3년형은 2018년 5월에, 1년형은 2019년 5월에 형 집행을 마쳤다.

그런데 A 씨는 지난 2019년 1년형 집행 기간 동안 B 씨를 상대로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인 만큼, 검찰은 A 씨를 누범으로 보고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고형, 징역형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뒤 3년 안에 다시 이에 상응하는 죄를 저지른 사람은 누범으로 최대 2배의 가중처벌을 받는다.

1, 2심 재판부는 "하나의 판결에서 두 개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 누범 가중에서는 하나의 형을 선고한 것과 같이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찰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실제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니, 수감 중 범죄를 저지른 A 씨에게 누범 규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경우 당시 집행 중이던 1년형에 대해선 누범 관계는 아니지만, 복역이 끝난 3년형에 대해선 누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