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김 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검찰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어젯밤 11시 20분쯤, 검찰이 청구한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문성관 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영장 심사에서 쟁점이 됐던 배임과 뇌물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씨 측은 "자중하고 겸손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며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사업협약서에서 민간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빼, 성남시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또 이를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을 주기로 약속한 뒤 5억 원을 실제로 건넸고,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준 것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씨 측은 영장 심사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신빙성이 의심되는 녹취파일을 증거로 영장이 청구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법정에서 핵심 물증인 녹취 파일을 틀려 했지만, 재판장이 '증거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지했고, 김 씨 측 변호인도 이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김 씨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검찰로선 성급하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는 지적과 함께 속도를 내던 수사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향후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귀국 의사를 밝힌 남욱 변호사 등을 조사한 후에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