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로 알려진 문형욱씨에게 징역 34년, '박사방' 2인자 강훈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확정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존엄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반사회적 범행으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는 오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n번방 개설자 문형욱씨에게 징역 3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전자발찌 부착 30년 등을 선고했다.

문 씨는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모두 천2백75차례에 걸쳐 아동·청소년 피해자 21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문 씨는 2019년부터 1년여 간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에서 성착취 영상물 3천7백62건을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신상정보를 뿌리겠다' '부모님을 살해하겠다'는 등의 말로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 청소년의 부모들에게는 성착취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거나, 피해자들의 몸에 흉기로 특정 글귀를 새기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인·협박해 음란물을 제작·유포하거나 직접 성폭행했다"며 "제2, 제3의 n번방이 계속 만들어질 우려가 높아 엄벌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오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 강훈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 씨는 2019년 9월부터 11월 사이 주범 조주빈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 등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씨는 조주빈과 함께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전송받은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