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이력이 전혀 없더라도 우울장애를 의심할만한 사정으로 숨졌다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지난달 9일, A 모씨의 유족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평소 업무스트레스를 호소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돼 업무상 재해로 판정받았지만, A씨의 보험사들은 고위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는 고위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도 생전에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엔 예외 조항을 뒀는데 A씨는 진료.진단 기록이 없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전후 사정을 고려해 예외조항을 둘 수 있다며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 명령을 내렸지만, 항소심 법원은 유족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자살에 이를 무렵 주요우울장애를 겪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숨졌을 여지가 없지 않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