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낼 능력이 있고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 안덕수 징세법무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 696명을 집중 추적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가족 등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81명, 호화생활 체납자 399명 등이다.

안국장은 은 재산추적 조사로 올해 10월까지 모두 2조5천억원의 체납 세금을 징수하거나 확보했다고 밝혔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부동산분양대행업체 대표 A씨는 부가가치세 등 수억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최근 강원랜드 슬롯머신으로 수억원의 당청금을 받았다. 

A씨는 이 당첨금을 수표나 달러와 바꿔 은닉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뇨기과 의사 B씨는 허위로 경비를 계상한 사실이 확인돼 고지된 종합소득세 등 수십억 원을 내지 않았다.

B씨는 그렇게 세금을 체납해놓고 자녀에게는 현금 수억 원을 증여하고 특별한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오피스텔도 사들였다.

국세청은 이와 같은 체납자들의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본인과 가족의 금융조회를 하는 한편 실거주지와 은닉 장소를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금을 체납한 채 고가 수입차를 리스해 몰고 다니거나 비싼 와인을 사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이들도 적발됐다.

'코인'을 이용해 재산을 은닉한 사례도 있다.

국세청은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 올해 하반기 287억원을 압류했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을 활용해 추적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지능화되는 재산 은닉 행위에 신속히 대응해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 징수하겠다"고 밝혔다.